최근 국내의 한 여가수가 이 작품의 주제곡을 번안하여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 작품의 타이틀이 다시 한 번 대중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1998년 국내의 공중파 TV채널에서 ‘무지개 요정 큐티하니’ 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던 ‘큐티하니’는 사실 1970년 대에 발간된 만화책으로 시작하여 현재 30여 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그 시리즈는 애니메이션만 하더라도 현재 4종류가 발표되었다.(사실 3종류는 모두 리메이크판이라고 보면 좋을 듯 하다.)
오리지널 큐티하니(1973년) ? 큐티하니의 시작


앞서서 기술했듯이 큐티하니는 1970년 대에 발표된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시작되었는데, 그 만화를 창작한 작가는 다름아닌 마징가Z의 ‘나가이 고’ 로 대표되는 ‘다이나믹 프로’ 로 널리 알려져 있다. 원작 만화는 13권을 완결로 종결되었고, 발매 당시부터 화제를 일으키며 마침내 1973년에 ‘TV 애니메이션’ 으로 방영되기 시작하였다. 애니메이션 상으로는 이것이 바로 ‘큐티하니’의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원작의 만화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의 본래 성격은 ‘다분히’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최근의 애니메이션의 모습과 비교한다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겠으나 70년 대 당시에는 일본 사회에서마저 상당한 이슈거리를 만들어 내기까지 할 정도로 화제작 이라고 볼 수 있었다.

큐티하니의 최대의 적 시스터 질. 매 시리즈마다 어김없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키사라기 하니가 큐티하니로 변신하면서 적나라하게 알몸이 드러나는 장면이라든가 상대편 악역으로 등장하는 ‘시스터 질’의 SM적인 행태 등 과 같은 설정들은 당시 일본 사회에서도 선정적이고 비교육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후 나가이 고는 ‘큐티하니’에서 보여준 이러한 성향을 <괜찮은 가면 1978년> 이라는 작품에서 보다 적나라하게 묘사하기 시작하였다.

초창기 방영된 큐티하니 시리즈의 분위기는 매우 경쾌하고 역동적이다. 앞서서 밝혔던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성향이란 사실상 작품의 흡수를 돋구는 장식물의 효과역할을 한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그 수위도 사실 지금에서는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주제가의 시작부분 가사인 ‘요즘 유행하는 여자아이, 엉덩이가 작은 여자아이~’ 것만 보아도 이 작품의 기본적 성향이 어떤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제가 마지막에 ‘카와루와요~(변해요~)’라고 외치는 것은 큐티하니 시리즈의 전매특허.
하지만, 본 작품은 시종일관 가볍다거나 선정적인 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로 아동층에게 인기 있을 법한 ‘변신형 소녀’ 라는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아동취향이 강한 애니메이션이라고는 볼 수 없다. 기획의도에서부터 70년 대 주를 이루던 아동용 작품보다는 좀 더 높은 연령층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가미한 만큼 단순히 알몸이 드러난다거나 가슴이 노출되는 식의 성인취향의 장면이 중간에 등장하는 것 이외에도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로서 겪는 큐티하니의 고뇌나 슬픔 역시 이 작품에서는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주인공의 대립상대인 팬더졸라 악당들이 시종일관 차지하려고 애쓰는 ‘공중 원소 고정장치(l 시스템)’라는 것이 결국은 큐티하니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후문으로, 당시 이 애니메이션이 '여자아이가 발가벗고 변신을 하딘 왠일인가~!'라는 식의 의견으로 시끄럽게 되자 원작자인 나가이 고는 '큐티하니는 로봇입니다!'라는 명언을 남겨 주위 사람들의 질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일화가 있다고 한다.
후문으로, 당시 이 애니메이션이 '여자아이가 발가벗고 변신을 하딘 왠일인가~!'라는 식의 의견으로 시끄럽게 되자 원작자인 나가이 고는 '큐티하니는 로봇입니다!'라는 명언을 남겨 주위 사람들의 질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일화가 있다고 한다.
2. 신 큐티하니(1994년) ? 최초의 리메이크작


이것도 역시 마지막의 ‘카와루와요~’ 를 외치는 장면. 모든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구성이나 특징을 그대로 따른다.
1973년에 최초로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이후. 약 20여 년 후인 1994년에는 큐티하니의 새로운 시리즈인 ‘신 큐티하니’ 가 OVA로 발매되었다. 여기서 OVA란 비디오 전용 애니메이션을 일컫는 것으로, OVA가 발매된 이후 이 중 일부를 편집하여 극장에서 상영하기도 하였다.
신 큐티하니의 스토리는 큐티하니가 ‘공중 원소 고정장치(l 시스템)’을 놓고 악당 팬더졸라 일당들과 대립한다는 것으로 기존에 나왔던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거의 차이는 없다. 하지만,
이미 한 세대를 뛰어넘어 리메이크된 작품답게 ‘신혼합체 고단나’의 나가오카 야스시라는 감독이 영입되면서 본격적으로 성인취향의 노선을 걸어가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OVA작품의 특성상 제작비가 저렴하고 특정 연령대의 성인층이나 매니아층까지 흡수할 수 있었던 까닭인지 이전 시리즈에 비하여 좀 더 성적인 코드를 부각시켯으며 보다 적나라한 묘사가 이루어졌다.(예를 들면 큐티하니의 레즈비언적인 행위라든가 등등...하지만 흔히들 불리우는 변태 애니메이션 수준은 아니다.) 또한 작품의 겨냥 연령대가 급속도로 상승하면서 예전과는 다른 어두운 분위기로 극이 진행되는 동시에 큐티하니의 모습도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예전의 분위기에서 조금 벗어나 보다 보이쉬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각인 시키기에 이르렀다.(최소한 겉모습은 많이 바뀌었다.) 특히 '교장선생님'이 사이보그로, 도시배경이 마치 80년 대 후반 유행하던 판타지 스타일로 바뀌면서 이상하리만치 어두침침한 배경 속에서 큐티하니의 전투씬을 지켜보아야 하는 특색을 갖추기에 이르렀다.(아무리 그래도 교장 선생님이 로켓펀치를 하는 모습은 좀...)
3. 큐티하니 F(1997년) - 화려하게 컴백한 신작

개인적으로는 큐티하니로 변신하지 않을 때가 더 예쁘다고 보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큐티하니로 변신하지 않을 때가 더 예쁘다고 보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듯 하다.
국내에 큐티하니라는 작품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바로 1997년 아사히 TV 에서 방영된 ‘큐티하니 F(플래시)’이다. 국내에서는 1998년에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게 된 작품으로 국내 공중파 방영이 가능하였던 이유는 이 시리즈가 이전에 발표된 큐티하니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좀 더 낮은 연령대를 겨냥하여 리메이크 되었다는 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캐릭터 디자인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등장 인물들의 얼굴과 체형은 어린아이들이나 청소년층에게 인기를 끌만한 ‘동글동글하고 미려한’ 미형 캐릭터 스타일로 탈바꿈 하였다.
이 작품도 역시 리메이크판이다. 하지만 기본 노선은 이전의 신 큐티하니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걷고 있다. 특히, 극중에 등장하여 큐티하니의 적으로, 후에는 아군으로 활약하였던 ‘황혼의 프린스’라는 캐릭터는 특유의 아름다운 분위기와 미려한 외모로 인하여 국내 방영 시 많은 여성팬들을 확보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극중에 등장하는 다채롭고 화려한 변신장면은 기존의 시리즈에서 보지 못한 비주얼적인 매력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본 작품의 특징이라면 나름대로 큐티하니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최대한 적절히 섞어서 극적인 효과를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결국, 기존의 팬들에게는 왠지 '이질적인' 면을 보여주었을 수도...
결국, 기존의 팬들에게는 왠지 '이질적인' 면을 보여주었을 수도...

이 시리즈의 최고 화제인물. 황혼의 프린스. 오히려 이쪽이 더 남자 주인공 같은 듯...
그러나, 국내 방영시에는 이러한 작품의 묘미를 살리지 못하고 과도한 편집과 삭제로 인하여 시청하는 데에 불편함을 주기까지 하였다. 예를 들어서 큐티하니가 변신하는 중간에 드러나는 나체는 여지없이 삭제되었고, 그 외에도 간호사 하니, 허리케인 하니 등등 다양한 역할을 펼쳤던 큐티하니의 의상도 일부분 수정되기도 하였으며, 샤워장면 중 드러나는 나체역시 수건모양의 그래픽 처리를 하는 등 이 그 예이다.
사실, 국내에 방영되면서 알려진 큐티하니의 주제가는 음만 그대로 따왔을 뿐 가사의 내용은 100% 개사 되었는데, 여하튼 국내에 큐티하니의 주제가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바로 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비바람을 불러봐요 허리케인 하니
하얀 옷의 천사는 작은 요정 하니
무지개 요정 큐티하니~

역시나 ‘카와루와요~’ 를 외치는 큐티 하니.
마지막편에서 어느덧 큐티하니가 21세의 어엿한 숙녀가 되어 그를 쫒던 남자 주인공과 결혼하여 아이를 갖게 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도 인상 깊었던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작품의 매력이란, '순정만화풍' 그림체와 드라미틱이 오묘하게 결합되었던 것이랄까.
4. Re: 큐티하니 ? 가이낙스판 큐티하니!


그림체만 본다면 오히려 더욱 아동취향으로 바뀐 듯 하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큐티하니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다름아닌 ‘나디아’와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유명한 가이낙스사에서 창립 20주년으로 제작된 <Re:큐티하니 2004년>이다. 특히 이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감독인 안도 히데아키가 감독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작품으로 가이낙스 특유의 코미디적 요소와 컬트적인 분위기가 교묘하게 어울려 나름대로 독특한 노선을 걷게 되었던 애니메이션이다. 총 3편으로 구성된 본 작품은 마침 당시 개봉된 실사판 큐티하니 영화와 맞물리면서 범상치 않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오프닝구성 이나 기본 스토리 구조에서는 오히려 과거의 큐티하니의 것을 따르는 정석을 따르게 되었으므로, 특이하다거나 이상한 작품이 아닌, 오히려 3편이라는 짧은 편수에 훌륭한 정도로 스토리 압축과 메시지 전달이 돋보였던 수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오프닝구성 이나 기본 스토리 구조에서는 오히려 과거의 큐티하니의 것을 따르는 정석을 따르게 되었으므로, 특이하다거나 이상한 작품이 아닌, 오히려 3편이라는 짧은 편수에 훌륭한 정도로 스토리 압축과 메시지 전달이 돋보였던 수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Re: 큐티하니의 주제곡 (오프닝)은 코다 쿠미라는 가수가 부르게 되었는데 아마 최근에 국내 한 여가수가 부르고 있는 곡이 바로 이 일본가수의 것을 번안(또한 적절히 개사)하였던 것 같아 보인다. 큐티하니의 주제가 자체는 시대를 거듭하여 리메이크 되어도 바뀌지 않았다는 특색을 가지고 있는데, 1973년 발표된 최초의 큐티하니의 주제가는 현재의 스타일로 본다면 왠지 트롯트와 같은 분위기가 풍겨 나고, 이후 점점 시대에 맞는 스타일로 변화하면서 매우 특이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21세기의 첫 리메이크 작품이 등장하였다. 큐티하니의 다음 리메이크작은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애니메이션 팬으로서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혹시 모를까. 후속편의 내용이 담긴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게 될 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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